*쓸데없이 같은 생각을 반복한지 네 번 : 부산독립영화작가론 만들기
부산독립영화협회 사무국장
이 책을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는지는 잘 떠오르지는 않는다. 부산독립영화협회가 1999년부터 매년 ‘메이드인부산독립영화제’를 개최하고 있는 와중에 영화제 말고 다른 사업도 해보자는 생각에서 출발한 듯하다. 어쩌면 좋아는 것들을 너덜너덜하게 수집하는 것보단 한권의 책으로 깔끔하게 정리하는 게, 필요할 때 찾아보기 편하겠다는 생각도 한 것 같다. 하지만 부산독립영화협회가 자체적으로 책을 만들 형편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원금을 받기위해 약간의 잔꾀를 부려야했다. 그래서 처음 책의 기획은 영화 상영과 세미나를 병행한 방식의 기획이었다. 그리고 그 세미나의 결과물로서 책의 발행이라는 수를 썼다. 이미 영화제로 부산시 문예진흥지원금을 받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 사업이 다른 사업이란 걸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세미나를 강조할 필요가 있었다. 그런데 시청 담당자는 우리의 꾀를 단번에 알아버리고 지원신청서를 출판 분야로 넘겨버렸고, 뒤에 지원심사를 했던 지인에게 들은 이야기는 신청서가 출판 분야에서 다시 영화 분야로 넘어와서 결국 심사를 했단다. 또 심사과정에서는 한 단체에게 두 가지 사업을 지원할 수 있느냐, 혹시 대표인 김상화 개인의 저작물이 아니냐는 등의 논쟁도 있었다고 한다. 어이없게도. 이런저런 우여곡절 끝에 제1권은 2004년 12월 31일 빛을 보게 되었다.
소개되는 감독들의 영화들이 멀리는 90년대 초반에 만들어진 영화들이어서 당시 작품을 구하기 힘든 경우도 있었고, 심지어 감독조차도 원본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 2000년대 감독들조차도 하나같이 변변한 영화스틸조차 가지고 있지 않은 건 큰 문제였다. 안 그래도 재미없는 작가론인데 책을 온통 글자로만 채우게 되면 나조차도 읽고 싶지 않으니깐. 국내에서 개최되는 몇몇 영화제에 소개가 된 작품들만이 비록 사이즈는 작지만 한두 장의 스틸을 가지고 있을 뿐이었다.
또 이미 사라진 단체의 활동은 당시 활동했던 이들을 수소문하여 구술 정리해야 했고, 개인들이 소장한 당시 단체들이 만들었던 유인물도 있는 대로 모두 수집해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만들어진 책은 실재로 90년대 초반 부산에서 활동했던 ‘사설 시네마테크’ 단체 ‘꽃다림’과 ‘씨네마떼끄 1/24’의 활동에 관한 글로 인해 오해를 사기도 했다. 역사 기술은 항상 주류에 의해 쓰여 져왔고 어떤 면에선 책을 만든 부산독립영화협회도 그 오해의 한가운데 서있게 된 거다. 한국독립영화협회에서 만들어지는 [계간 독립영화]가 담지 못하는 걸 변방에서 담으려는 의도도 담고 있는 책이었지만 우리 스스로가 그 한계 속으로 걸어들어 간 거다. 어쩌면 이것은 이 책이 계속 만들어져야하는 여러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한 번에 모든 걸 담기엔 터무니없이 부족한 역량이라 계속 보완하고 수정해나가면서 책을 만들어야하니깐.
그리고 필자를 구하는 일도 만만치 않다. 선뜻 독립영화에 관한 글을 쓰겠다는 필자가 많지 않을뿐더러 글을 쓰기 이전엔 독립영화가 관심사가 아니었던 이들도 있었으니깐. 또 이들 영화중엔 ‘메이드인부산독립영화제’를 제외하곤 다른 영화제에 소개되지 않아서 별반 정보도 없는 작품들도 있으니깐. 책을 기획하는 단계에서 일정한 원칙하에 감독들을 선정하지만 그 감독들이 지금은 활동하지 않는 경우라면, 그 당시 상황에 대해 전혀 모르는 현재의 필자들의 경우엔 당시의 작업 환경들도 설명해 줘야하고 살짝 그들 작품에 대한 의미부여도 귀띔해 줘야 했다. 이 글이 이들에 대한 재평가가 아니라 첫 평가여서 더욱 그럴 수밖에 없었다.
좋아하는 작가의 신간을 읽지 못한지도 꽤 되었지만, 영화책 사지 않은 지도 꽤 된 것 같다. 하지만 매년 작가론 교정을 핑계로 바로 이 책 한권은 정독하게 된다. 개인적인 게으름으로 연말까지 일 안하고 버티다가 11월 ‘메이드인부산독립영화제’ 즈음에 책도 동시에 준비하다보니 책에 오탈자가 무지 많긴 하지만. 그래서 미리 원고를 챙겨주시는 필자들에게 미안한 맘 가득하다.
별로 재미있는 서평이 되지 못해 ‘전용관씨’에게 미안하다. 그 사이 술 약속이 두 개나 날아갔고 되지도 않는 능력을 쥐어짜느라고 꽁초만 늘었다. 매년 달랑 책 한권 내는 일이지만 너무 힘들다고, 관심을 좀 가져달라고 하소연만 늘어놓은 것 같다. ‘전용관씨’도 이래저래 힘들 일이 많을 텐데 말이다. 이제 2008년이면 부산독립영화협회가 창립한지 10주년이고 ‘메이드인부산독립영화제’가 10회째가 되고 [부산독립영화작가론]은 다섯 번째 책을 내게 된다. 겨우. 같은 생각을 반복한지 9년이 지나갔고 조급하게 준비한 책 네 번째가 나왔다. 누가 알아주지 않는다는 ‘실체도 없는 바보 같은 생각’은 그만두고 다음번에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 두어야겠다. 안녕, ‘전용관씨’.
*부산 인디밴드의 노래 ‘조급증’의 가사에서 따온 말
*인디스페이스 소식지
자화자찬식이 되던지, 아님 그 반대가 되더라도 [부산독립영화작가론]을 발행한 단체의 사무국장이 그 책의 서평을 쓰는 건 적절치 못한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나에게 원고를 청탁하냐고 재차 물었을 때 ‘전용관씨’는 내가 쓰면 재미있는(?) 서평이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연말이라 술 약속도 많은데 혼자 방구석에서 재미있는 글을 쓸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무관심이 두려워 스스로 댓글을 다는 것만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데도. 이러다 우울증에 걸린 연예인들도 좀 있던데. 하지만 이렇게나마 지면을 얻어 이야기할 수 있는 것도 책을 알리는 ‘행정질’의 하나라고 위로하며 방긋 웃으며 재미없을 수밖에 없는 몇 글자 적어본다.
먼저 책 소개부터 들이밀어야겠다. [부산독립영화작가론]은 16cm*21cm 사이즈의 정가 5,000원짜리 단행본 시리즈이다. 2004년 [Vol.1 독립영화 계보 그리기, 첫줄]을 시작으로 [Vol.2 기억의 황무지 Part1. 私적 기록], [Vol.3 사멸하는 시간 사이의 공간], 그리고 2007년 [Vol.4 n-1개의 영화를 위하여 : 지금 여기의 부산독립영화 14인]까지 매년 한 권씩 총 네 권의 시리즈가 세상에 나왔다. 이 책에는 지금까지 총 24명의 독립영화 감독과 10개의 독립영화단체들이 소개되어 있고 24명의 필자들이 함께 했다. 제1권과 제3, 4권은 독립영화감독들의 작가론이 담여 있고 제2권은 1990년대 부산지역 독립영화단체들에 대한 기억이 담겨 있다. 이 책을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는지는 잘 떠오르지는 않는다. 부산독립영화협회가 1999년부터 매년 ‘메이드인부산독립영화제’를 개최하고 있는 와중에 영화제 말고 다른 사업도 해보자는 생각에서 출발한 듯하다. 어쩌면 좋아는 것들을 너덜너덜하게 수집하는 것보단 한권의 책으로 깔끔하게 정리하는 게, 필요할 때 찾아보기 편하겠다는 생각도 한 것 같다. 하지만 부산독립영화협회가 자체적으로 책을 만들 형편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원금을 받기위해 약간의 잔꾀를 부려야했다. 그래서 처음 책의 기획은 영화 상영과 세미나를 병행한 방식의 기획이었다. 그리고 그 세미나의 결과물로서 책의 발행이라는 수를 썼다. 이미 영화제로 부산시 문예진흥지원금을 받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 사업이 다른 사업이란 걸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세미나를 강조할 필요가 있었다. 그런데 시청 담당자는 우리의 꾀를 단번에 알아버리고 지원신청서를 출판 분야로 넘겨버렸고, 뒤에 지원심사를 했던 지인에게 들은 이야기는 신청서가 출판 분야에서 다시 영화 분야로 넘어와서 결국 심사를 했단다. 또 심사과정에서는 한 단체에게 두 가지 사업을 지원할 수 있느냐, 혹시 대표인 김상화 개인의 저작물이 아니냐는 등의 논쟁도 있었다고 한다. 어이없게도. 이런저런 우여곡절 끝에 제1권은 2004년 12월 31일 빛을 보게 되었다.
소개되는 감독들의 영화들이 멀리는 90년대 초반에 만들어진 영화들이어서 당시 작품을 구하기 힘든 경우도 있었고, 심지어 감독조차도 원본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 2000년대 감독들조차도 하나같이 변변한 영화스틸조차 가지고 있지 않은 건 큰 문제였다. 안 그래도 재미없는 작가론인데 책을 온통 글자로만 채우게 되면 나조차도 읽고 싶지 않으니깐. 국내에서 개최되는 몇몇 영화제에 소개가 된 작품들만이 비록 사이즈는 작지만 한두 장의 스틸을 가지고 있을 뿐이었다.
또 이미 사라진 단체의 활동은 당시 활동했던 이들을 수소문하여 구술 정리해야 했고, 개인들이 소장한 당시 단체들이 만들었던 유인물도 있는 대로 모두 수집해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만들어진 책은 실재로 90년대 초반 부산에서 활동했던 ‘사설 시네마테크’ 단체 ‘꽃다림’과 ‘씨네마떼끄 1/24’의 활동에 관한 글로 인해 오해를 사기도 했다. 역사 기술은 항상 주류에 의해 쓰여 져왔고 어떤 면에선 책을 만든 부산독립영화협회도 그 오해의 한가운데 서있게 된 거다. 한국독립영화협회에서 만들어지는 [계간 독립영화]가 담지 못하는 걸 변방에서 담으려는 의도도 담고 있는 책이었지만 우리 스스로가 그 한계 속으로 걸어들어 간 거다. 어쩌면 이것은 이 책이 계속 만들어져야하는 여러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한 번에 모든 걸 담기엔 터무니없이 부족한 역량이라 계속 보완하고 수정해나가면서 책을 만들어야하니깐.
그리고 필자를 구하는 일도 만만치 않다. 선뜻 독립영화에 관한 글을 쓰겠다는 필자가 많지 않을뿐더러 글을 쓰기 이전엔 독립영화가 관심사가 아니었던 이들도 있었으니깐. 또 이들 영화중엔 ‘메이드인부산독립영화제’를 제외하곤 다른 영화제에 소개되지 않아서 별반 정보도 없는 작품들도 있으니깐. 책을 기획하는 단계에서 일정한 원칙하에 감독들을 선정하지만 그 감독들이 지금은 활동하지 않는 경우라면, 그 당시 상황에 대해 전혀 모르는 현재의 필자들의 경우엔 당시의 작업 환경들도 설명해 줘야하고 살짝 그들 작품에 대한 의미부여도 귀띔해 줘야 했다. 이 글이 이들에 대한 재평가가 아니라 첫 평가여서 더욱 그럴 수밖에 없었다.
좋아하는 작가의 신간을 읽지 못한지도 꽤 되었지만, 영화책 사지 않은 지도 꽤 된 것 같다. 하지만 매년 작가론 교정을 핑계로 바로 이 책 한권은 정독하게 된다. 개인적인 게으름으로 연말까지 일 안하고 버티다가 11월 ‘메이드인부산독립영화제’ 즈음에 책도 동시에 준비하다보니 책에 오탈자가 무지 많긴 하지만. 그래서 미리 원고를 챙겨주시는 필자들에게 미안한 맘 가득하다.
별로 재미있는 서평이 되지 못해 ‘전용관씨’에게 미안하다. 그 사이 술 약속이 두 개나 날아갔고 되지도 않는 능력을 쥐어짜느라고 꽁초만 늘었다. 매년 달랑 책 한권 내는 일이지만 너무 힘들다고, 관심을 좀 가져달라고 하소연만 늘어놓은 것 같다. ‘전용관씨’도 이래저래 힘들 일이 많을 텐데 말이다. 이제 2008년이면 부산독립영화협회가 창립한지 10주년이고 ‘메이드인부산독립영화제’가 10회째가 되고 [부산독립영화작가론]은 다섯 번째 책을 내게 된다. 겨우. 같은 생각을 반복한지 9년이 지나갔고 조급하게 준비한 책 네 번째가 나왔다. 누가 알아주지 않는다는 ‘실체도 없는 바보 같은 생각’은 그만두고 다음번에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 두어야겠다. 안녕, ‘전용관씨’.
*부산 인디밴드의 노래 ‘조급증’의 가사에서 따온 말
*인디스페이스 소식지


